실존주의 교육철학

서양에서 20세기 후반에 교육학 안에서 관심을 끌게 된 교육 철학적 관점을 형성하게 된 철학들로는 실존주의, 분석철학, 현상학, 철학적 인간학,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있습니다. 그중 실존주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존주의의 기본 성격

실존주의는 20세기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여 탄생하였습니다. 실존주의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의 비극을 통해 본격적인 철학으로 정립되었습니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모든 질서, 권위, 가치 등이 다 의심스럽게 되었으며 이러한 불안은 사람들에게 어떤 절대적인 것의 필요를 불러왔습니다. 사람들은 오직 자기 자신의 내면적인 것으로 돌아가 거기서 마지막 본질을 찾으려고 했으며, 이 인간의 가장 내면의 핵심을 '실존'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실존의 문제는 파스칼, 키에르케고르를 거치면서 니체, 하이데거, 사르트르, 야스퍼스 등을 거쳐 실존철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들의 사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이 있지만 대체로 불안, 죽음 등 인간 존재의 불가피하고 적나라한 모습, 그리고 자신의 주체적 삶을 위해 요구되는 선택, 결단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집니다. 실존주의는 기존의 철학들과 같이 우주의 원리를 탐색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존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인간 자신의 존재에 대한 철학이라는 부분에서 그 전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실존주의와 교육학

실존주의는 철학뿐만 아니라 시, 예술, 나아가 전체 정신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실존주의가 교육사상에 영향을 끼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실존주의가 인간존재에 관한 철학으로 교육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부분입니다. 교육학 안에서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은 볼르노에 의해서 고찰되었습니다. 또 실존주의 철학자인 부버도 교육에 대하여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의 아이디어들을 교육학으로 전개하고 도입해 적용하려는 노력은 로저스, 매슬로우, 올포트, 프랭클, 메이 등의 교육심리 및 상담심리 분야의 학자들에 의해서 시도되기도 하였습니다.

실존주의 교육철학

볼르노의 단속적 교육이론

볼르노는 인간의 지속적인 형성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종래의 교육이론을 지속적 교육이론이라고 명명하고, 지속적이지 않고 위기적 측면에 근거한 실존주의 철학의 교육이론을 '단속적 교육이론'으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는 기존의 교육관에서 인간의 지속적인 형성 가능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무시되었던 위기, 각성, 호소, 상담, 모험 등을 단속적 교육형식들로 규정하였습니다.

부버의 만남의 교육

실존적 범주 형식들 가운데 교육적 가치가 있는 핵심 개념은 '만남'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로서 부버가 특히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부버에 의하면 인간의 세계에 대한 태도는 '나-너'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로 크게 나뉜다고 보았습니다. 부버는 '나-너'의 관계를 인격적 관계로 보고 진정한 만남의 관계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만남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래의 실존을 회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만남의 관계는 교육에서 특히 교사와 학생 관계의 본질적인 모습이 교육을 가능하게 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 교육철학의 의미

실존주의가 새로운 교육형식으로 제시한 단속적인 교육형식들은 우연성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사전에 계획하고 의도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교육자는 교육에서 만남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남의 전제를 창출하는 노력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교육이 인간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고 주체적인 인간형성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면 실존주의 교육철학은 방법화 등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인교육과 인간교육이 문제가 되는 곳에서 계속 의미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실존주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실존주의 기조가 인간의 본질을 강조한 데 비해 실존주의가 교육 분야에 늦게 영향을 준 부분은 아이러니하지만,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실존주의가 교육철학 부분에 연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입니다.